배가 고프면 배를 채워야 하고 몸이 지치면 충분히 쉬어야 하는 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랑플람 재단서 파견을 보낸 마틴 챌피건, 오늘도 서점에서 일을 하는지 책만 보는지 알 수 없는 루이스건, 은행에서 일한다면서 막상 돈을 만지지는 않는 다이무스 홀든이건 다 그럴 것이다. 초인적인 힘이나 정신력을 발휘하는 순간에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드렉슬러, 곧 보고를 올리러 가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몇 신데?"
"일곱 시 좀 넘었네. 지금 본사로 출발하면 내가 도착할 때 쯤이면 다른 이들도 출근했겠지."
그런데 생각해보면, 세상은 거대 일식 이후 많은 것들이 바뀌면서 크게 흔들렸었다. 1860년의 그날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였던 것들 중 몇 가지는 이제 현실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인조인간의 존재를 안다. 어떤 이들은 안타리우스가 그냥 그런 종교집단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사람인 척 하는 이형의 존재가 트와일라잇에 버젓이 돌아 다닌다는 말을 한다.
"해도 떴는데 잠깐 연구실좀 들렀다가 가자. 아침이나 해결하고 가."
"그러지."
그런 세상에서 두 용기사들이 인간과 조금 다른 존재라는 게 그렇게 놀랄 일일까?
사람들은 두 용기사를 스페인 왕실에 소속된 왕실 친위대로만 알았다. 그리고 그들은 헬리오스에 파견된 그들을 트와일라잇을 찾아온 다른 능력자들처럼 인간으로 대접했다. 하지만 그건, 이 세상에서는 꼭 인간이 아니더라도 인간처럼 사는 것 자체는 누구든 가능하다는 걸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늘 느끼는 건데, 인간은 너무 비효율적이야."
"전투 방식에 대한 이야기인가?"
헬리오스 측에서 아무리 다른 나라의 왕실 기사단이라고는 해도 공권력과 연관이 되어 있는 집단의 능력자들을 자신들의 전력으로 받아 들인다는 건 위험 부담이 큰 일이었다. 하지만 회의장에 나타난 스페인 왕실의 대변인은 헬리오스 측에서 절대로 거절할 수 없는 패를 가져왔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결과적으로 헬리오스에는 용기사가 두 명 파견되었고 지금까지 근무 중이다.
"식사를 너무 자주 하잖아."
스페인 왕실 대변인은 당당하게 말했다. 왕실측에서는 인간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다.
"일 년에 한두 번만 먹어도 될 걸, 쥐똥만 한 양을 또 나눠서 하루에도 몇 번씩 식사를 해."
그들은 동굴에서 알을 깨고 태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제법 이름이 있는 가문에서, 인간의 뱃속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났다. 인간의 세계에서 통하는 교양있는 생명체로 자라났고, 필요할 때 마다 그런 류의 예의범절을 활용할 줄도 알았다. 그런 둘에게 인간의 행동을 한다는 건 일종의 훈련된 행동이었다.
"나 또한 그들의 행동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어. 앞으로도 그렇겠지."
그들은 습관처럼 인간으로 살았다. 하지만 인간은 아니었다.
"수면도 한 순간만 누리는 게 인간 아닌가. 잘 잤다기에 물어보면 세 달은 커녕 삼일도 못 잔 이들 뿐이지."
로라스는 연구실의 문이 닫혀있는 걸 곁눈질로 확인한 뒤에야 포크를 들었다. 얇게 잘라 구운 베이컨 열 덩이가 포크 하나에 대롱대롱 매달렸다가 로라스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평소 격식을 갖춘 식사를 하던 그의 모습을 아는 사람이라면 기겁을 할 모양새였다.
"로라스. 너 휴가 좀 모아놨냐?"
"쓸 일이 없었네. 그들의 휴식과 우리의 휴식은 조금 다르지 않나."
"그래? 그럼 조금만 더 아껴놓고 있어 봐."
그러나 드렉슬러는 놀란 기색 하나 없이 로라스를 지켜보다가 나이프를 들어 제 몫의 소시지 여섯 개를 몇 토막 내더니 로라스가 그랬던 것 처럼 동시에 여러 덩이를 포크로 찍었다.
"잠이나 한 번 제대로 자러 가자."
"데이트 신청이라고 생각해도 되나?"
"데이트?"
드렉슬러는 뚱한 표정을 한 채 대답했다. 너 방금 완전 인간같았어.
사늑님 리퀘. 낫닝겐 창쟁이즈(용용이즈). 광장사람들처럼 짧게 몇 번 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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