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15. 7. 12. 00:24

 https://twitter.com/BAKhanul_/status/598237453787377664 에 대한 조공 토막.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그의 공방은 특정한 공간이 아니라 그가 기거하는 모든 공간을 의미했다. 길바닥, 살롱, 창고극장. 로라스는 언젠가 자선 파티에서 공간을 가득 메우던 탐욕을 떠올렸다. 석탄, 철 따위를 거쳐 땅으로 흘러나가던 순간, 온 세상이 제 것인 그는 다른 곳에 서 있었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모든 공간이 제 것이 된다, 라. 문자 그대로라면 로 많은 이들이 탐낼 능력이었다. 다른 이들이 채가기 전 그의 곁에 선 것에 대해 로라스는 약간의 자긍심까지 느끼고 있었는데, 바로 전날 밤만 해도 드렉슬러는 그의 능력을 증명해보였고 그것이 퍽 만족스러웠기 때문다.

"잘 봐둬."

 여긴 내 거야.

 그는 로라스를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손 끝에서 선율은 공간과 부딪치며 또다른 선율을 만들었다. 그네들은 요정과 같아 제 몸을 마음껏 퉁기며 세상밖으로 나아갔다. 사람들은 익숙한 듯 다른 그네들의 모습에 귀를, 시선을, 모든 것을 내주었다, 보이기에도 누리기에도 실로 완벽했다. 로라스는 한껏 고양되어 모든 것이 끝난 뒤 그를 찾았고, 그대로 둘은 와인 한 병을 함께 마셨던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 날 그가 드렉슬러의 공방 문을 열어젖힌 것은 순전 충동이었다. 실은, 공방이라는 말도 드렉슬러가 거기서 제 일을 하고 있었기에 붙일 수 있었다.

 그는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로라스의 안목은 뛰어났으나 그에게 허락된 것은 이 곳이 어디인지 분간할 수 있는 정도였다. 실로 이곳은 드렉슬러의 공방이었다. 다른 이의 범접을 용서치 않을 그만의 세계에서, 그는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눈을 찡그렸다. 신의 영역이 아닌가? 그렇다면 제 앞에 있는 자는 누구인가. 누구도 오지 않는 한낮의 무대 뒤, 아무도 모르는 새 내려와 제 영역을 만들고 사라지는 신이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우연히 신을 발견한 자, 그 이상은 되지 못하는 것인가?

"으그─"

 손을 뻗었다. 순간의 일이다. 

"신기루는 아닌가?"

 미동은 없고 눈길만 제게 주었다. 세상 밖에서 공간을 만드는 이 치고는, 현실적이었다. 뭉개진 발음이 저는 사람이라 외치고 있었으며 한낱 인간일 자신에게 손목을 붙잡혀 움직이지 못하는 것 또한 그의 한계를 알리고 있었다. 그러나 제가 마련해준 자리에 제 안목대로 차려입은 이의, 순전 귀찮아서 그랬겠지만, 시선.

 그는 거기에 막 홀려버린 참이다. 설령 다리오 드렉슬러의 존재가 신기루라 하더라도 그 또한 신의 흔적이 아닌가. 그는 인간의 세상에 친히 내린 신의 흔적을 제 손에 넣기로 마음먹었다.

 눈길을 맞대었다. 공간 몇 조각이 공간 사이에 흩어지는 순간,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했다.


 시공이 잦아들었다. 둘 만의 세계에서 그들은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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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zl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