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blin2017. 2. 10. 04:19


 4부작. 시작.




 여는 도망치듯 방문을 열었다. 조금만 더 늦게 나갔다간 김 신 특제 연근 조림이 전부 제 몫이 될 판이었다. 여만 유난인 건 아니고, 신의 가신인 덕화도 벌벌 떨었다. 신이 연근 조림을 만들면 보통 사십 분 좀 넘게 걸렸지만 그 결과물은 테이블에서 사십 삼 초를 못 버텼다. 간혹 여가 손을 걷어 부치고 통째로 다시 만들 때도 있는데, 이때는 그럭저럭 먹을 만 한 맛이 났다. 이럴때면 식재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만 남아선 복숭아 꽃잎보다도 여리고 민감한 김 신의 마음에 상처 한 줄기 크게 새기고 나서야 식사가 끝났다. 사실 그의 연근 조림은 여가 손을 들건 안 들건 음식물 쓰레기 통으로 사라질 운명이라 그 다음 회차는 없을 법도 한데, 그놈의 김 신 표 연근 조림은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튀어나와 집을 뒤집어 놓는 판이라 같이 사는 여만 죽을 맛이었다.


"끝방삼촌? 이 시간에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요?"

"출근."

"벌써요?"


 덕화는 소파에 앉아 입을 크게 벌리고는 늘어지게 하품했다. 사무실을 옮긴다나 뭐라나. 때아닌 휴가를 즐기기도 모자랄 할 판에 그는 어제 밤 뜬금없이 쑥 들어오더니 저 잠좀 잘게요! 외치고는 소파에 푹 처박혀선 코까지 골며 잤다. 깨우기엔 모양새가 이상해 이불만 꺼내 덮어주고 갔더니, 이제 막 깬 모양이었다.


"저번엔 이때쯤에 퇴근했잖아요."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서."

"월급도 들쑥날쑥 하고, 업무 시간도 맨날 바뀌고, 하는 일은 죽은 사람이랑 부대끼는 거고."


 여가 대꾸할 말을 찾기 위해 입을 잠시 닫은 그 순간, 덕화는 고개를 팍 쳐들었다. 밤새 눌린 머리칼이 풀럭댔다.


"와, 이거 완전 3고직업아냐? 아니, 3고 맞나?"

"3고건 3D건 어제 그 거 빨리 치워. 나 늦어."


 그는 얼굴 빛을 바꾸더니 벌떡 일어나 냉장고로 달려갔다. 여의 몫이 아니라면 죄 그의 몫이었다.




 신의 말버릇 그대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신은 제법 요리를 잘 했다. 육류는 애초에 즐기니 금방 익혔을 것이다. 여는 질색하지만 제 삼촌이 축생을 구울 기미만 보여도 곁에서 알짱대는 덕화의 눈이 진실 된 건 안다. 어류는 의도치 않게 도깨비와 인연이 엮인 인간 한 명이 증명해낸 바 있다. 처음에야 덕화가 김비서님, 하면 그는 덕화군, 하는 사이에서 나아가지 않았겠지만 지금 와서 그 시절로 돌아가기에는 엮인 연이 제법 깊은 이다. 세월을 함께 보내며 그가 숭어를 제법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도깨비는 가끔 직접 포를 떠 조카의 손에 들려 보냈다. 여는 그린 듯이 떠올릴 수 있었다.


"삼촌, 그거 어떻게 해요?"


 덕화가 곁을 서성이면,


"가르쳐 줄까?"


 신은 펄떡대는 생선을 휙 던졌다. 으허헉! 그는 괴상한 소리를 내며 도망가는 제 가신을 대놓고 골통먹이는 데에 괴상한 재미를 붙였다. 가끔은 저를 부추길 정도였다. 그렇기는 한데, 어쨌거나 덕화가 집을 나설 때 손을 비게 두지도 않았다. 얼마뒤 바깥에서 그 맛을 떠올리며 이곳 저곳 찾아가도 이 맛은 안 난다더라는 후견인의 말을 전하는 덕화에게 온갖 근엄한 척은 다 하면서도 꽃나무 몇 그루를 확 피우는 도깨비는 신부를 떠나보낸 뒤라 그런가, 좀 드물었다. 덕화의 후견인이 아닌 집의 손님으로 그를 맞을 때도 있었다. 그럴때도 신은 그를 성의를 다해 대접했다. 가끔 그가 기절하긴 했지만 곧 정신을 차렸으니 길게 가는 인연이 드문 도깨비 치고는 괜찮은 수준일 것이다.

 그러면 신은 야채를 즐기지 않아 연근도 잘 다루지 못하는 것일까? 의외로, 김 신 자신이 즐기지 않을 뿐이지 일단 만든다면 맛 자체는 제법 괜찮았다. 이건 여가 알았다. 신의 신세를 진 적이 있어서다.


"내가 그 상스러운 걸 언제까지 만져야 하는 거야."


 때아닌 물난리가 세상을 크게 휩쓸었던 시절의 일이다. 인간들은 그네들 나름대로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 했지만 노력이 무색하리만큼 피해를 입은 이가 많았다. 예능 휴방이나 신작 드라마 연기 정도로 설명할 수 없는 재해였다.


"몰라."


 산 자가 사자의 사정을 봐 줘 가며 망자가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차사직은 벌이 아니었을까? 비상인 건 차사도 마찬가지였다. 업무 시간은 잘도 늘어나 퇴근도 막아섰다. 그 날의 여는 운좋게도 집 문턱을 밟았지만 근 사흘 만이었다.


"아는 게 뭐야?"

"내일 일정. 집 못 와."


 신은 넌덜머리를 냈다. 그는 여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어지자 툴툴대면서도 틈틈이 야채를 손질해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냉장고를 채워 두었다. 끼니를 챙길 여유도 없던 여를 위한 배려였다. 그나마도 여는 잠만 자고 하루야채 몇 개나 간신히 챙겨 나갈 때도 많아서 덕화만 야채 복이 터졌었더란다.


"너 그거 혹사야 혹사."


 진지하게 다른 직장 좀 알아보지 그래? 덕화가 그러는데 요샌 취직하자마자 이직할 생각부터 한다더라. 신은 나름대로 생각해 뱉은 말이었지만 여는 고개를 저었다. 왜? 너 경력 탄탄하잖아? 요샌 신입보다 경력 찾는대. 자신감을 가져!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직할 곳이 없어."

"아."


 신은 금새 기가 죽었다. 


"……일만 안 터지면 버틸 만 한 곳이고."


 거기 완전 블랙기업 아니니? 한참 전에 방송이 끝난 드라마의 한 장면이 신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무심코 생각을 열어두려다 급히 닫았다. 그런 신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는 한숨만 푹푹 쉬다가 무심코 생각을 흘려 보냈다.


 터져서 그렇지.


 여는 찻집이 시장바닥 꼴이 나기 전을 떠올리다 설움만 차올라 축 늘어졌다. 따지고 보면 여의 여가 생활이 드라마가 된 것도 다시보기 서비스가 제대로 지원되기 시작한 이후긴 하지만 그때는 특히 심했다. 김 차사까지 급하게 충원해가며 온 천지가 비상이니 내색도 못 했다.


"뭐 사줄까?"

"아니. 잠이나 자려고."


 제법 연차가 쌓인 여도 녹초가 되는 판이었으니 막 들어온 차사들의 처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위로하겠답시고 그들에게 한가할 때는 드라마 한 편 안 밀리고 볼 수 있다고 하면 아마 그들은 여가 윗 기수라고 저를 골탕먹이려 드는게 아닐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직장이었다. 불규칙이 괜히 불규칙은 아니었다. 여는 그 난리가 나기 전, 드라마 바로 전 시간대의 프로그램도 기억하고 있었다. 온갖 고된 직업을 찾아다니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뭐였더라, 극강직업 이었나. 거기서도 차사는 코빼기도 안 비쳤다.


"먹고 자. 차려 놓을게."

"안 해도 돼. 뭐 챙겨먹을 기운도 없어."


 목소리도 한껏 가라앉았다. 여의 고개가 바닥을 보는 새 도깨비의 시선이 여를 살폈다. 눈매에 날이 섰다.


"빨리 옷갈아입고 나와."


 그때야 말씨름 할 겨를도 없어 잠자코 따랐지만 돌이켜보면 신이 맞았다.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채로 주는대로 받아 넘겼지만 그 덕에 버텼다. 그리고, 그 때야 경황이 없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과장 좀 더해서 가끔씩은 신에게 제 식사를 맡기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맛이었다. 그러니까……. 유독 연근만 그랬다.

 그의 손을 거쳤다고 하면 의심부터 하게되는 건. 담아내는 모양새가 훌륭해 이번에는 다른가 싶어 한 조각 먹어보면 어김없이 끔찍한 맛이 나 당장 버리자고 소리치게 돋구는 맛이 나는 건. 신의 가신이라고는 하나 인간의 몸으로 사자의 서슬퍼런 분노에 눌릴 법도 한데 지지 않는 기세로 왜 또 이런 맛이냐고 신에게 짜증을 부리게 부추기는 맛이 나는 건. 직접 만든 신도 모른 척 한 입 삼키려다가 그네들의 무례한 한 마디가 끝나기도 전에 화장실로 달려가는 건.




 여는 사원복지를 누려본 적이 없다.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죄가 중하다는 걸 안다. 그래도 괜찮았다. 절대자의 배려를 몇 번이나 받은 이가 저와 함께 사는 도깨비이고, 그 자가 저를 지켜보는 이상 그의 팔자야 왕씨 성의 김 차사 치고는 제법 풀린 팔자다. 그게 복이라는 걸 여도 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인수인계가 꼬이는 건 도리가 없다. 졸지에 두 기수 쯤 아래의 김 차사 하나를 후배로 데리고 다니게 된 여는 이왕 꼬인 거 그대로 진행하겠다 의견서를 냈다. 덕분에 연근 조림은 피했으니 악행 뿐만 아니라 선행도 베푸는 대로 돌아오는 게 맞는 것일까?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오늘은 그 후배가 처음으로 망자를 인도하는 날이었다. 관행상 첫 인도에는 악귀가 될 확률이 높은 명부는 제하는 편이라, 별다른 일만 없다면 오늘 하루는 괜찮았다. 시간이 조금 남아 그들은 페도라를 쓴 채 공원근처를 슬슬 걸었다. 날이 좋았다. 바람은 조금 차도 해는 높고 밝게 떠 있었으며 구름은 맑고 얇았다. 이대로 조금만 더 시간을 보내면 녹빛으로 차 화려히 필 것 들이 많이도 보였다.


"선배님, 혹시 극강직업이라고 아십니까?"

"<너는 네 운명> 하기 전에 하는 거?"


 그새 극강직업은 시즌을 몇 번이나 갈아치웠다. 그저껜가, 보다가 점점 맥이 빠져 채널을 돌렸던 기억이 났다. 소재가 다 떨어진 티를 내는 게 다음 시즌은 못 버틸 것 같았다.


"한참 봤었는데, 저희는 결국 안 나오더라구요."

"나오면 안 되지."


 말은 그렇게 해도 남 일 같지는 않았다. 저만 해도 그런 생각을 했던 적도 있고, 저런 이야기를 하는 이도 하나 더 안다. 따지고 보면 도깨비도 극강직업이야. 소원을 한 두명이 비는 것도 아닌데 그걸 나 혼자 다 처리하고 있다고! 돈도 덕화네 집안이 버는 거지 소원 해결해주면 수당으로 주는 것도 아니란 말이야……. 


"죄송합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한 기수 위의 차사들이나 볼 줄 알았건만 팔자에도 없었을 두 기수 위의 차사의 관할인 것도 신경 쓰일 차사를 괴롭히는 것도 못 할 짓이었다. 평소에 맥락없는 이야기를 하는 성격이 아닌 이가 갑자기 TV프로그램 이야기나 하는 심정도 알 것 같았다.


"떨 거 없어. 떨 면 안 되고."


 자그마한 분수는 아직 물을 뿜지 않았지만 조각은 그대로였다. 시청에서는 아이들이 다칠까 염려된다는 민원을 접수받더니 분수 주변을 자그마한 돌담으로 막아두고 맞은편에 벤치를 뒀다. 한참 일과를 보낼 시간대라 벤치는 드문드문 차 있었는데, 한 곳에는 백발이 성한 이가 한 명 앉아 졸고 있었다. 사자들 만큼이나 각이 잡힌 정장을 차려 입은 그는 무슨 꿈을 꾸는지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자글자글한 주름 만큼이나 멋들어진 미소가 햇빛을 양껏 받아 순간을 잊게 했다.

"다녀와."

 여는 고개를 돌렸다. 생이 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도 맑아 보이던 인간이었는데, 인간의 삶은 외양만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의 여유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저와 함께 장사하던 상가 사람들에게 사기를 한탕 크게 치고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세를 불리더니,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부터는 거리낄 것도 없다는 듯 점점 더 대담해져 인연을 저버릴 만큼 손을 더럽혔던 것이다. 생애 내내 제 것이 아닌 것을 훔쳐 쓰면서도 책임 소재는 요리조리 잘도 피해 갔지만, 여기까지 와서 제 업을 피할 수는 없었다.
 여는 짐작만 했고, 직접적인 조짐은 직접 망자를 찻집으로 인도한 후배 사자가 느꼈다. 차를 내오겠다며 찻주전자를 기울였는데 주둥이가 무언가에 틀어막힌 양 찻잔을 단 한 방울도 채우지 못했다. 여는 대신 입을 열었다.

"손에 쥔 게 많으셔서 그런가."

 사자는 찻주전자를 내려 두고 망자에게 다가갔다. 여는 눈짓으로 선고를 허락했다. 사자는 망자를 다음 생으로 인도할 수 없을 것이고, 그렇게 떠난다면 어디로 도착하더라도 좋은 곳은 못 될 것이다. 여는 망자의 앞에 펼쳐질 장면을 몇 떠올렸다. 이승길은 없었다.

"차를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망자는 설명을 요구했다. 차사직은 공무 수행직이므로 그는 성심성의껏 설명했다.

"먼 길 가셔서요."

 삶을 살며 만들어 온 길을 걸어야 할 시간이었다. 신의 뜻이므로 어떤식으로든 지켜질 것이다. 사자가 그랬듯이, 여가 그랬듯이. 망자는 한참 난동을 부리다 홀린듯이 사라졌다. 여는 후배가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둘만 남은 찻집은 고요했다. 다음 인도까지는 제법 시간이 남았다. 여가 제 명부를 점검하는 동안, 차사는 혹시나 싶었는지 뒤로 돌아가 찻주전자를 다시 들어 찻잔에 기울였다. 이번에는 쫄쫄 잘만 찼다. 망자를 잘못 인도한 건 아닌가 겁에 질린 사자는 여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겁니까?"

 그는 태연히 대답했다.

"망자의 업이 틀어 막았어."
"예?"
"망각차는 망자에게만, 그나마도 자격이 없으면 못 줘. 자기가 직접 막은 거야."

 망각차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망자 자신의 삶 뿐이다. 찻주전자나 차를 낼 찻잔 따위는 망각차를 결정할 수 없었다. 사자는 전달하는 자의 역할만 했다. 그들의 권한으로는 차를 직접 내어주는 시기를 늦추거나 앞당기는 선에서 그쳤다. 기준은 신만 알았다.

"잘 모르겠습니다. 신의 뜻이려니 하겠지만, 확인할 수도 있는 겁니까?"

 여는 시간을 확인 했다. 사십 분 쯤 여유가 있었다. 몇 분 전 쯤에는 미리 가 있어야 하고, 다기를 정돈하는 시간이 필요할테니 실제로는 이십 분 남짓 남은 셈이다. 신의 배려를 이야기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여는 삼백 여년 전, 제 사수가 했던 말을 그대로 했다. 이래서 이랬던 거구나, 깨달은 건 덤이다.

"시간 얼마나 남았어?"
"사십 분 정도 남았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차를 내린다 생각하고 잔에 한 번 내려봐."

 사자는 못미더운 표정을 내보이기는 했지만 여의 뜻에 따랐다. 그의 도전은 첫 순서부터 실패로 끝났다. 애초에 찻주전자를 들지도 못했던 것이다. 제법 우스운 꼴이 된 그는 여를 바라봤지만, 여는 뒤도 안 돌아보고 흐트러진 제 옷 매무새나 정돈하며 말했다.

"남은 명부 가져와."

 이 차사나 저 차사나 기수는 달라도 처지는 거기서 거기다. 시도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짬 좀 차면 다들 안다지만 지금의 여는 좀 더 뼈저리게 알았다. 모든 기억을 돌려받은 이후 제 죄악 하나는 신 만큼이나 잘 알았다. 저승사자가 될 정도면 다들 이정도 죄를 지어야 하나, 신이 없던 9년 속 여의 고뇌에는 그런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 9년 동안, 거기에 더해 그 뒤로도 가끔씩 추억이, 악몽이, 기억 그 자체가 여 자신을 좀먹으려 달려들었다. 여는 더이상 피하지 않고 되뇌이기만 했다. 나의 죄다.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이보다 행복할 수 없을 표정을 지으면서도 똑같았다. 잊지 않는다. 업이다. 안고 간다. 선도, 신도, 박중헌도, 여 자신도, 모든 것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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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zl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