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버스 설정 주의. 니키님께 드립니다.
신은 한참동안 청소기 헤드를 뺐다 꽂아 가며 끝방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방 주인은 졸지에 구름 한 점 없는 저 위에서 마구 깨져내리는 빛, 윙윙거리는 기곗소리, 흙내타령이 끊이질 않는 신의 목소리가 온 천지를 울려대는 판에 결국엔 잠을 잃었다.
"좀 씻고 다녀라."
"자기전에도 씻고 잤거든? 못 본 사람처럼 그러네 아주!"
신은 졸지에 저를 향해 콕 찍힌 손가락을 멀뚱, 보다가 작게 말했다.
"향이 나는 걸 어떡하라고."
며칠 전, 영 밤에 잠이 안 와서 하루를 꼬박 샌 그는 소파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누워 눈이 부신 오시, 스륵스륵 감기는 눈꺼풀을 마저 감았다. 잠든 건 한낮이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그는 한 밤중, 휘영청 뜬 달이 한 줌 물 위에 얹어져 있는 광경 앞에 서 있었다.
"잠이 안 오더라니."
얕게 보면 자각몽이고 깊게 보면 호출이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호숫가로 걸어갔다. 김 신은 반신의 존재로서 신과 인간의 사이에 선 중간 관리자로 그 긴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온전한 신들이 그를 불러낼때면 종종 그에 응했다. 인간 여성의 모습을 빌린 신과 만났을 때가 그랬고, 나비의 움직임을 빌린 신과 만났을 때가 그랬다.
"왔나?"
"꿈으로 다 부르시고."
개중 주변을 달빛 하나를 위해 꾸며둔 신은 그가 알기로 하나 뿐이었다. 달만 끼고사는 건 아닐텐데 항상 보는 건 달빛 아래고, 필요할때면 용모를 바꾸는 삼신과는 달리 항상 늙은 인간의 몸으로만 나다니면서도 붉은 실 만큼은 언제든지 들고 다니는.
"이 날 달이 참 예쁘게도 떴기에 보여 주고자. 오래 묶여 있을 광경이 아니니 잘 봐둬."
몇 백년 전의 풍경이었다. 그 사실을 알아챈 반신은 신을 마주했다. 신은 반신을 향해 한 손으로 넥타이 핀에 엮인 붉은 실 한 줄을 살짝 흔들었다. 빌린 외모로도 가려지지 않는 통찰이 보였다. 반신 쯤은 되어야 보이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는 평소의 반신이 아니라 하루 밤을 꼬박 샌 반신이었기에 평소보다 조금 더 날카롭고 퉁명스러웠다.
"아닌 거 압니다."
"반신다워. 느긋함이 없는 게."
신은 천 년도 못 살아 본 애송이 치고 영 귀여운 맛이 없다고 생각했다.
"잠까지 설쳐가며 왔습니다."
날 때부터 신이셔서 모르시겠지만 반신한테는 있던 느긋함도 다 사라질 일이거든요 이게. 김 신은 나이에 맞는, 혹은 나이에 맞지 않는 투정을 부렸다. 인세에서는 더이상 보일 일 없는 일이었다.
"내가 어디 허투루 부르던가?"
달빛 아래에 서 있던 신, 월하는 제 넥타이에 수없이 꽂혀 있던 넥타이 핀 중 하나를 풀어 신에게 건넸다. 거기엔 붉은 실이 같이 엮여 있었는데, 그는 실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통째로 건넸다. 인연을 관장하는 신에게서 실이 떠난다는 건 실에 얽힌 존재가 그의 권속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였으므로, 신은 지금 아직 어린 반신에게 어떤 존재의 운명을 통째로 넘기는 것과 다름 없었다.
"안 그러시던 분이 직무 유기를 다 하시네요."
"반대야. 일 안 한다 뒷말을 하기에 직접 온 거거든. 자네, 경계에서 산 적 있지?"
"네."
그는 곧바로 대답했다. 누군가의 부름 하나만 기다리던 9 년이 영원처럼 꿈결처럼 지나갔다.
"그 때부터 구하던 건데 영 꼬여서 늦었어. 징하게도 얽혔더구만."
"제 것도 아닌 걸 뭐하러 주시는지."
노인은 귀찮다는 듯 재차 핀을 내밀었다. 반신은 얼결에 누군가의 운명을 받았다.
"받았으니 이제 자네 거고 자네 권속이야. 자네 일생을 다 돌아 구한 거니 소중히 해."
"저와 얽힐 자의 것입니까?"
"모르지. 이제 자네 손에 있지 않나?"
하지만 이 향은, 그는 말을 끝마치지도 못한 채 월하의 손짓 한 번에 영역에서 쫓겨났다.
"……."
순간, 눈이 부신 오시였다. 자고 일어난 건데도 갑절은 피곤했다. 넥타이 핀도, 거기에 엮여 있던 실도 온데간데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핀을 건네받은 순간 누군가의 운명이 제 소관이 됐다는 걸 알았다. 그 누군가가 당장 어제집터에 있었던 이라는 것도 알 수 밖에 없었다. 실타래에서 익숙한 향이 난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받아도 되는 건가?"
그는 얼떨결에 여의 인연줄을 받았다. 그 때, 제 운명을 신이 쥐게 된지도 모르고 있던 김 차사는 카페를 나서며 한참 후배를 추궁하고 있었다.
신은 차사의 인연줄을 받은 뒤, 이전에 비해 제 동거인에 관한 일들에는 몇 배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신을 자각했다. 정도가 심해 당사자가 자기보다 더 민감하게 군다고 타박을 하는 수준이었다. 식사를 함께 하며 머리를 맞댄 결과 문제의 흙내가 그가 얼떨결에 후배에게 등떠밀려 나간 자리에서 만났다던 알파의 향이라는 걸 알아차린 건 큰 수확이었다.
"아직도 나?"
"어."
하지만 알파의 향이라는 게 한 번 머무르면 일 주일을 넘게 묻어있는 찌든 때 같은 건 절대로 아니었다.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한다면 이틀내내 거슬릴 이유가 없었다.
다시 난관이었다. 씻고 나와도 그대로였고 향수를 덧뿌려도 소용이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이틀 내내 그랬던 것 처럼 셋째 날 까지 흙내를 맡게 생긴 신이나, 그런 그의 생각을 그대로 들으며 고통받을 여나 나란히 노이로제에 걸리게 생겼다. 향을 맡는 도깨비나, 향을 못 맡는 차사나 속이 뒤집어질 미래가 틀로 찍어낸 양 같았다.
"도깨비."
"왜?"
"너. 나랑 어디 좀 가야겠다."
"뭐? 어디 가려고?"
여는 끝방살이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던 시절 주변을 얼리던 그때 목소리였다. 주변을 둘러본 그는 제법 오랜만에 서리가 끼는 도깨비 집터를 실시간으로 바라보며 깨지기 쉬운 것들이 주변에 있었나 머리를 팽팽 돌렸다. 주방과 거리가 좀 있어 다행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이쯤에서 여의 시선을 돌려주기만 하면 세간살이가 얼다못해 터져나갈 일은 없어 보였다.
"계룡산."
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짓으로 코트를 내왔다. 곁에서 장갑을 끼는 차사가 결의에 차 눈매에 날이 서 있었다.
"끝장을 봐야지, 안 되겠어."
쟤 화 났네. 화 나면 무서운데. 들리기라도 할까 신은 생각마저 조용히 마쳤다. 그는 번거롭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해결만 할 수 있으면 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평소처럼 다른 향 한 줌 안 섞인 그의 향 곁에서 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머릿속에서 끝난 뒤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에게는 그 순간이 중요했다.
"지금 바로?"
매일 밤, 여의 곁에서 쉬는 그 순간이 은탁을 떠나보낸 뒤의 자신을 아슬아슬하게 라도 지탱해왔다는 걸 알았다. 베타였던 은탁에게 끝까지 얻지 못했던 안정감을 그녀가 떠난 뒤에야 제대로 받을 수 있었다는 건 모순된 일이다.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끝이 없는 일들이지만 그를 진정시키는 대상이 왕 여라는 점이 의혹을 덮었다. 상실을 보상 받는 느낌은 김 신의 생에서 은탁을 처음 알게 된 뒤로 처음있는 일이었다.
"어."
그는 속수무책으로 빠져들었다. 다가가지 못해 한이 된 세월과 과업을 끝내지 못해 죽은듯 살아남은 세월을 전부 알고 위로하듯 다가오는 손길이 징하게도 달았다. 오메가 이기만 하면 될 것이라는 여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에게 이런 위안을 줄 수 있는 건 왕 여 뿐이었다.
부작용도 있었다. 이제 그는 여가 업을 진 채 김 차사로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할 때면 제 손에 죽어 김 신의 반역이라는 죄를 완성시켰을 왕 여 뿐만 아니라 형질이 몸에 자리잡기는 커녕 알파니 오메가니 하는 것들이 완벽하게 다른 세상의 일인 왕 여 까지 함께 상상해야 했다. 그건 제 인생을 대부분 전쟁터에서 보낸 신에게도 제법 간담이 서늘한 일이었다.
"입구에서 봐."
모든 이별을 잊지 못할 것이라는 조건 하에 저를 반신으로 만든 존재는 그의 외로움까지 빚어낸 셈이 됐다. 오늘 이 순간조차 그의 곁에 찰거머리처럼 잘도 붙어 있었다. 영원한 만남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인연을 놓치 못할 자신을 아는 신은, 이제는 거기서 좀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는 한 발 먼저 떠난 여가 남기고 간 잔향을 맡았다. 외로움 만큼이나 질기게 달라붙어 있을 인연이 하나라도 있다면 좀 덜 할까.
산은 비어 있었다. 산에 오르려는 인간들이 누구의 도움 없이도 화려한 빛을 들인 단풍길 마디 마다 북적댔지만 정작 산세를 돌보아야 할 이무기가 제 터를 비워두고 어딘가로 나간 듯 했다. 그와중에 신은 제 곁의 걸어다니는 흑단나무빛 김 차사가 인간을 볼 때 마다 진저리를 내는 모습을 보며 이번 달 어치 하루야채를 대신 사두어야 할지 눈치를 보고 있었다. 산을 타야 하는 건 둘도 똑같았기 때문이다.
"심장마비, 추락사……."
그는 차사의 삶에 몇 안 될 휴일 아침에 무턱대고 깨운 제 행동을 반성하다가 온갖 사인을 줄줄이 외고 있는 여를 보고 놀라 슬쩍 말을 걸었다. 그가 말을 걸 줄은 몰랐던 건지, 여는 물가에서 갓 빠져나온 삽살개마냥 몸을 파드득 털었다.
"주변에 차사 있어? 없는 것 같은데?"
"없어."
"그런데 왜? 향이라도 느껴져?"
"그런 거 아니야."
자세히 보니 정면으로 마주본다면 압도되는 건 차사가 아니라 인간일 텐데도 여는 풍경을 보다가 인간이 시선에 스칠때면 매번 몸을 떨었다. 눈에 띄는 반응을 하는 여의 모습이 그에게 이상하게 비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손끝 하나 입술 한 번 못 스치는 차사의 몸인걸로도 모자라 이제는 바라보기만 해도 인간의 미래까지 보이는 건가 싶어 그는 재빨리 여의 앞을 가로 막았다.
"설마……. 너도 저 자들의 미래가 보여? 안 그랬잖아."
인간의 미래를 본다는 건 행보다 불행에 가까운 일이었다. 적어도 신에게는 그랬다. 그는 당사자만 원한다면 인연줄을 잡은 김에 그의 인연을 조절해 권능을 맡아둘 의향도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향이라도 살짝 뿜어 그의 생각을 돌릴 작정이었다.
"안 보여. 그냥 막막해서 그래."
"이무기? 기다리면 오겠지. 자기 집터잖아."
다행인 건 그의 짐작이 들어맞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가 외투를 정돈하며 말을 이었을 때, 그는 형용할 수 없는 기분에 사로 잡혔다.
"그거 말고. 같은 일을 삼백 년 쯤 하다보면 보이는 게 있어서."
도깨비 생 천 년차가 다 되어가는 자의 앞에서 삼백 년 경력을 대는 차사가 제 곁에서 당분간 계속 함께할 거라고 생각하면 어쩐지 좀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그러니까 뜬금없이 저 자에게 섞여든 이 산의 향만 쳐내면 다 해결될텐데. 신은 여전히 저만 불편해하는 여의 향을 고동빛 흙더미에서나 날법한 향에서 몰래 분리해볼 겸 앞장 서면서 제 향을 슬쩍 뿌렸다.
"단풍나무 이파리에 붉은 기만 돌아도 다 알아. 좋은 철 다 갔구나."
"좋은 철은 언젠데?"
"없어."
그러나 신의 의도는 말끔히 비껴갔다. 여는 제게 난다는 이무기의 흙내는 몰라도 그의 향은 알았기 때문에, 그의 향이 남아있는 곳은 쏙쏙 피해가며 따라 붙었던 것이다. 그런 여를 눈치챈 도깨비는 점점 향이 넓게 퍼지도록 더 진한 향을 더 자주 뿌리기 시작했다. 점점 그 정도가 심해지더니 평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여의 곁에서나 내보일 정도의 농도에 가까워질 지경이었다.
"좋은 철, 오게 해줄까?"
"네가? 저승사자한테?"
"할 수 있어."
뭘? 점점 진해지는 향을 눈치챈 여가 페도라를 쓰고 공간을 뛰어넘어야 할지 고민하며 물었고,
"네 인연을 건드리는 거."
그는 제 심정과 향을 꾹꾹 눌러담아 대답했다.
"어떻게, 월하께서 직접 인연줄을 다루시는데."
여는 코웃음을 쳤다. 신과 반신의 차이는 반신과 인간의 차이 만큼이나 격차가 크다. 이리재고 저리재도 월하의 권능이 도깨비에 비해 훨씬 강하다는 뜻이 된다. 김 신이 다른 신들의 호출을 받을 때 순순히 불려가는 건 귀찮은 일이 더 많이 생겨서 그런 것도 있지만, 실제로도 존재간의 격차가 유의미하게 나기 때문이기도 했다.
"주시던데."
"뭘?"
"네 인연 줄."
그런 존재인 월하에게서 인연줄을 받아왔다고 주장하는 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낱 저승사자의 권한 만으로는 김 신의 뜻을 막을 수 없었다. 거기에는 제 인연줄에서 김 신, 두 글자를 분리시키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해서, 여는 차라리 그가 거짓을 말했길 바랐다. 김 신을 막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제 눈에 그 광경을 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 꼴을 보느니 당장 방 빼고 최대한 멀리 달아나는 게 왕 여의 정신을 지탱하는 데에는 훨씬 더 나을 게 분명했다.
"말도 안 돼."
다만 그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만일 신이 정말로 왕 여의 인연줄에서 자기 자신을 분리했다면 계룡산을 탈 이는 둘 중 아무도 없었다는 점이다.
"필요하면 말해. 인연줄에 생명 한 줄 엮으면 될 것 같은데."
"내가 마리아야? 혼자 낳게?"
"마……."
신은 우뚝 멈춰섰다.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차사의 코가 그대로 신의 등과 인사하며 모자와 한 세트로 자비없이 처박혔다. 모자 하나 간신히 잡아챈 그는 고개를 번쩍 들며 틱틱댔다.
"왜 갑자기 멈춰?"
"네가 그 말 하면 안 되는 거 아냐?"
"인력 지원 간 적 있어."
그는 제 모자를 탈탈 털어 다시 썼다. 메이드 인 헤븐, 끄트머리에 붙은 표딱지가 펄럭였다. 두어 번, 허공에 탈탈 털기만 했을 뿐인데 순식간에 구김이 사라졌다. 신은 뒤를 돌아 모든 광경을 지켜보면서 차사들이 모자를 드라이크리닝까지 맡겨가며 관리 하는 건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너희도 달라붙었어?"
"그 많은 순교자들을 그쪽에서 다 어떻게 처리 해?"
인력난 앞에는 치외법권도 망자 우선권도 없다. 하기사, 그는 신의 누이에게 어필을 한다며 컨셉을 천사로 밀었던 자다. 그런 그가 마리아를 모르면 그것만큼 모순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여튼, 새 생명은 됐어."
"애는 별로야?"
"차사 업무도 있고, 굳이 인연을 이을 거라면……."
"?"
반려의 인연을 이어줘. 방 빼고 나가라고 하면 나갈 테니까. 여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모를까, 제 입으로는 말할 생각이 없었던 이야기를 하게된 현실을 애써 부정하며 재차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질 나쁜 꿈일 거야. 아닌 걸 알면서도 그는 그렇게 생각해야만 했다.
"나간, 다고."
그때, 여가 제 현실을 부정하느라 바빴던 그 때, 신의 말을 듣고 그냥 해본 소리라는 말이라도 했다면 어땠을까.
"뭐라고?"
아니면, 산의 꼭대기까지 올라가서도 별 소득이 없었던 그 순간에라도 늦게나마 제 진심을 숨겼더라면 어땠을까.
"아니야."
그랬다면 그의 뱃속에 도깨비의 아이가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민재를 불러 저와 비슷한 나이대의 영물을 소개해달라 말할 수도 있었고, 딱히 그의 인연줄을 건드릴 생각도 없었던 김 신이 혼자만 맡던 향의 주인이 진실로 왕 여와 깊은 인연을 가질 수도 있었다.
"싱겁게."
그가 징하게 맡아온 계룡산 이무기의 향은 저승사자 왕 여의 몸에 밴 향이 아니라 신이 들고 있던 여의 인연줄에 밴 것이었기 때문이다.